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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작성일 : 14-12-19 21:33 / 조회 : 2,969

노인정신질환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

 글쓴이 : 스쿨오버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 ①내 동료가 무너져간다

성인 10명 중 3명 정신병..6명 중 1명 “자살 생각”
법원공무원·금융社 직원 60% 우울증..30% 심각 수준
알콜중독·우울증 중심 입원환자 꾸준히 증가

입력시간 :2012.07.13 08:20[이데일리 김도년 김상윤 기자]

30대 회사원 김모씨의 귀엔 언제나 자신을 험담하는 소리가 윙윙거렸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늘 불안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손가락질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 정신과 전문의는 그를 조현병(정신분열병)으로 판정했다. 의사는 그에 대해 “최근 심각한 업무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씨와 같은 회사원은 물론 수험생과 노인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만 50여 명은 넘는다”고 강조했다.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정신과에서 전문의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제껏 정신질환은 소수의 ‘특정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병으로 알았다. 그래서 유명인들의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늘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일부 특정인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각종 범죄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최근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는 정신병이 서서히 ‘국민 질병’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유병률 27.6%)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버스 승차 정원이 40여 명이라고 보면 한 버스에 12명은 정신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 타고 있는 셈이다. 또 6명 중 1명(15.6%)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정부가 추산한 최근 1년간 자살시도자만 10만8000여 명에 달했다. 지방 중소도시 인구 규모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최소 한 번 이상은 자살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는 얘기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2011년 법원 공무원, 증권사 등 금융회사 직원들의 정신질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법원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 지난해 말 녹색병원에 의뢰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은 법원 공무원 3005명 중 61.6%가 가벼운 우울증 이상의 증세를 보였고 정신과 상담 대상인 중증 우울증 이상의 증세를 보인 직원도 무려 29.1%에 달했다. 10명 중 3명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금융회사 직원들도 만만찮았다. 총 5632명 중 58.6%가 가벼운 우울증 이상의 증세를 보였고 중증 우울증 이상도 26.5%에 이르렀다.

자살 충동은 ‘최근 1년간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법원 공무원은 4명 중 1명(23%)꼴이었고 금융회사 직원은 7명 중 1명(15.2%) 수준이었다.

이상원 법원공무원노동조합 국장은 “인력과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량이 많아져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우울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법원 공무원 사망자 7명 중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0년 이후 10여 년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수도 꾸준히 늘었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이 집계한 정신병원 입원환자는 지난 2000년 5만990명에서 2010년 7만5282명으로 47.6%가량 증가했다. 특히 알콜중독(137.8%)과 우울증(82.5%)으로 입원한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 스트레스성 정신질환들이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정신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뚜렷이 보여준다.

정신질환자들이 사회 곳곳에 늘어나고 입원환자도 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 포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심각한 수준이다. 정신병원 입원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이 때문인데 우리나라 정신병원의 입원기간은 무려 166일에 달한다. 프랑스(6일), 미국(7일), 독일(24.2일)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길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퇴원한 중증 정신질환자가 곧바로 가정이나 사회로 복귀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병원과 사회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복지 시설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정신병원 밖을 벗어나게 되면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②두렵지만..정신과 문을 두드렸다

본지 기자가 정신상담 받아보니…
무기력·피로감 등 작은증세가 우울증 발전
휴식이나 전문의 상담 필요

입력시간 :2012.07.13 08:30

[이데일리 김도년 김상윤 기자] 정신과 문을 두드리는 건 솔직히 두려운 일이다. 자신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지만,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낙인(烙印)효과도 걱정된다. 성인 6명 중 1명이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했지만, 정작 전문가에게 상담 또는 치료를 받은 비율은 15.3%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혼자 끙끙 앓다가 병을 악화시켜, 심한 경우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신과 상담에 대한 편견을 떨치기 위해, 지난 10일 본지 기자가 직접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홍진표 교수로부터 본인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검진 및 상담을 1시간가량 받았다. 아직은 정신과 의사와 단순한 상담만 해도 정신질환자로 규정되는 만큼 취재를 전제로 한 상담을 신청했다. 검사 전 기자는 “살아오면서 입사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 외엔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단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검사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개발해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되고 있는 국제진단면담 도구(Composite International Diagnostic Interview·약자 K-CIDI)로 이뤄졌다. 총 25개의 주요 정신질환 진단을 위한 역학조사용 면담도구다. 면담자가 설문지에 정해진 문항대로만 묻게 돼 있어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6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질환 실태조사도 이 도구로 진행됐다.



▲지난 10일 본지 기자가 홍진표(오른쪽)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정신질환 상담을 받은 결과, 심각하지는 않지만 우울증 증세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결과는 의외였다. 남 얘기처럼만 들렸던 우울증 증세를 기자도 심하지 않았지만, 일부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대학 졸업 후 백수 시절, 입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상을 보인 것. 당시 언론사 시험에서 수차례 떨어지자, 우울한 기분과 상실감이 상당기간 지속됐다. 잠도 충분히 못 자 새벽에 일찍 깬 적이 많았고,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무기력하고 피곤한 적이 많았고, 특히나 기타연주 등 평소 좋아했던 취미마저 흥미를 잃기도 했다. 물론 취업 후 이런 모습은 서서히 사라졌다.

우울증과 관련된 9개 증상 중 5개 이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우울증이 있다고 진단을 내린다. 기자는 당시 ▲우울감이 있음 ▲좋아하는 일에 재미를 못 느낌 ▲무기력감·피로감 ▲수면장애 ▲죄책감·자책감 등 5개 정도의 우울증 증세가 5개월 정도 지속됐다. 홍 교수는 “보통 이와 같은 증세가 있을 때 스트레스에 따른 문제일 뿐 병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최근 진단기준으로는 스트레스와 관계없이 우울증으로 본다”면서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3년 전 당시 기자는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다행히 취업과 동시에 우울증이 저절로 사라진 것으로 보이지만,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만큼 그땐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전문 상담을 받는 등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그 당시 우울증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결과”라고 말했다.





과거 교통사고 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일부 있었다. 기자가 최근 운행 중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를 목격하면서 잠재된 과거의 교통사고 스트레스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기도 했다. 이후 운전을 할 때 앞차가 갑자기 비상등을 켜거나 정지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땀이 나거나 몸이 떨리는 등 과민반응이 나타났다. 다만, 평소에 짜증을 많이 내고, 집중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상태는 아니다. 홍 교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고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사건을 회피하려는 증세가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다만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때 일부 불안감을 느끼는 재체험 증상 정도는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많이 먹긴 했지만, 알코올남용 및 의존(alcohol abuse, dependence) 증세는 없었다. 술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만취상태에서 몸싸움이 일어나는 경우, 그리고 기타 위험한 행동이 나타나 법적인 문제가 생긴 적이 있을 때 이런 증세가 있다고 본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만큼 보통 1~2가지 증상은 나타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전국민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진이 실시된다. 취학 전에는 2회, 초등생 2회, 중·고등학생 각 1회, 20대 3회, 30대 이후 연령대별 각 2회씩 이뤄진다. 시간과 예산 문제로 면담을 통한 K-CIDI 검사보다는 우울증 선별 검사(9-item Patient Health Questionnaire·약자 PHQ-9)가 주로 이용될 전망이다. 이외 아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검사, 성인은 알코올중독 검사 등이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건강보험공단이 검진도구를 우편으로 개인에게 발송하면, 이를 기재해 회신하는 방식이다.

홍 교수는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내년부터 전국민 정신건강검진을 실시한다”면서 “정신질환자의 범위도 입원치료 등이 요구되는 중증환자로 축소되는 만큼 자신의 정신건강상태를 검사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전문의 상담을 받는 등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인식 수준이 제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③男 알콜중독, 女 불안증

자살 생각한 남성 37% 알콜중독..`술이 진짜로 사람 먹는다`
우울·불안·조울증 갈수록 뚜렷히 증가..특히 여성이 심각
이데일리|김도년|입력2012.07.13 08:22|수정2012.07.13 08:37

[이데일리 김도년 김상윤 기자]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겪는 정신질환은 무엇일까? 흔히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남성은 알콜중독, 여성은 불안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성 5명 중 1명(유병률 20.7%)은 평생 한 번 이상 병적 음주를 겪었고 8명 중 1명(12.7%)은 병적 흡연 장애를 겪었다. 특히 자살을 생각한 남성의 37%가 알콜중독을 경험한 경우가 많아, `사람이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먹는다`는 말이 단순히 우스갯소리로만 그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성인 여성은 사회공포, 공황장애 등 불안장애를 겪은 사람이 8명 중 1명꼴(12.0%)로 가장 많았다. 우울증 등 기분장애도 여성 10명 중 1명(10.1%)이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통틀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은 알콜중독이다. 최근들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성인의 13.4%가 평생 한 번 이상 알콜중독을 겪은 바 있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알콜과 니코틴 중독을 빼면 우울증, 조울증, 불안증 등 기분·불안장애가 뚜렷히 증가하는 모습(2006년 8.3%에서 2011년 10.2%)을 보이고 있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영철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남성들은 주로 알콜, 니코틴 중독이 많고 여성들은 우울증 등 기분,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며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각박해지는 사회환경이 현대인의 정신질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④정신과 전문의, 병든 한국을 진단하다

원만한 생활 가능여부가 판단 기준”
”스스로 중독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입력시간 :2012.07.13 08:23

[이데일리 김도년 김상윤 기자] 정신질환은 이제 감기 못지 않게 흔한 질병이 됐다. 특히 심각한 정신질환인 중독은 범죄와 연계되는 만큼 반드시 통제해야할 대상이다.

지난 5일과 9일 최정석 서울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신영철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을 만났다. 두 전문가로부터 정신질환 공화국의 정신건강 실태 및 해결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신병 판정 기준, 원만한 일상생활 유지 여부”



▲ 최정석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정석 교수(사진)는 정신질환의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는 ‘일상 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관계에 얼마나 지장을 받는지 여부’라고 거론했다. 그는 “누구나 가벼운 우울증이나 불면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사람들과 마찰 또는 다툼이 자주 일어나고,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고 설명했다.

매년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경쟁 중심의 한국사회가 사람들을 정신질환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 10~20대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30~50대는 직장 내 경쟁, 가정주부들은 가족관계 및 가사부담 등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정신병 진단을 받으면 생물학적 치료와 정신사회학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우울증은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등에 불균형이 생긴 만큼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긴장할 때 위축된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훈련과 상담을 통한 정서적 치료 등 인지치료도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 최 교수는 내년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진이 시행되는 것에 대해선 “신체 건강검진처럼 누구나 편견 없이 받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결과가 나온 이후 전문적 상담 및 진단에 투여될 인력 및 예산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독, 내가 끊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결”



▲ 신영철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
신영철 이사장(사진)은 중독은 정신질환 중 심각한 증세라면서, 특히나 술과 도박중독은 범죄와 연계된 만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독은 크게 3가지 증세로 나타난다. 내성이 생겨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이를 중단하면 금단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또, 스스로 조절력을 상실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단지 어떤 특정한 행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중독으로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신 이사장은 최근에 알콜, 마약 등 물질적 중독 이외에 인터넷, 게임, 도박 중독 등 행위중독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중독과 마찬가지로 뇌 신경에 화학적인 영향을 주는 신종질병이라는 것이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타고난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승리욕이 강한 사람은 도박에 중독되는 성향이 강하다. 또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현실이 각박해지고, 재미가 없을수록 기분을 좋게하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 그는 최근에 여성들이 도박, 술 중독에 빠지는 것도 이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남성화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선 환자가 먼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후에야 사소한 일상에서도 재미를 찾는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항갈망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와 함께 단주모임, 단도박 모임 등을 주선해 인지행동치료도 병행한다.

신 이사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에 치중한 채 사람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외면해 왔다”면서 “중독자가 늘어날수록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⑤대책도 `속수무책`

예산 조달 계획도 없는 정부 대책, 실효성 `의문`
가벼운 우울증에도 민간 보험 가입안돼..당국은 `나몰라라`
직장내 산재기준 없어..과로성 정신질환 앓으면 `나만 손해`

입력시간 :2012.07.13 08:29

[이데일리 김도년 김상윤 기자]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지음), ‘방황해도 괜찮아’(법륜스님 지음). 해를 거듭해도 ‘치유’를 모티브로 한 책들의 인기가 시들지 않고 있다. 혹자는 “사회에 치유문화가 번성하는 것은 우리 시대가 불황과 우울증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방증인 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부도 이런 흐름 속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진을 하고 가벼운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정신건강증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신과 상담을 활성화하고 정신질환자를 차별부터 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시도로 시의적절한 움직임이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대책을 현실화할 구체적인 예산 조달 계획이 빠졌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다른 부처 등과 연계체계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자원만 투입하면 오히려 비효율을 초래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예산 투입 계획 없이 ‘하겠다’ 일색의 대책은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더구나 자기 부처 업무 외에는 책임지지 않으려는 관료사회에서 보건복지부만의 노력으로는 관계기관 간 연계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독 문제만 하더라도 인터넷중독은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게임중독은 문화부와 여성가족부, 마약중독은 법무부, 경찰청, 도박중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으로 수많은 기관이 걸쳐져 있어 이를 교통정리할 컨트롤타워를 세우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정신질환 전문가들은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는 가벼운 정신질환자들까지 국가공무원법, 변호사법, 도로교통법 등에서 법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려는 작업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법 위에 서 있는 민간 보험회사들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정신질환자들에게는 일부 보험상품을 제외하고는 가입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벼운 우울증을 앓은 기록이 있으면 암 보장 보험도 들 수 없는 식이다.

보험금 청구 대행업체인 다모아다이렉트의 이상수 대표는 “민간 보험사들은 정신질환자들에게 보험상품을 가입시켜주면 손해라고 생각한다”며 “가벼운 우울증 정도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데 사회안전망도 부족한 현실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것조차 막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 관계기관들도 “정신질환자들에게 보험가입을 허용해 줄지 말지는 보험사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별다른 고민이 없는 듯하다.

또 직장에서 과로로 정신질환을 앓더라도 산업재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제도상의 허점으로 꼽힌다. 가까운 일본은 지난 1999년부터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희자 세명공인노무사사무소 소장은 “산업재해보상법 37조에 보면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을 정하면서 업무상 사고와 질병을 열거하고 있지만,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일관성 없는 판단을 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허술한 대책과 법·제도상의 허점도 개선돼야 할 점이지만 무엇보다 정신질환에 대한 국민의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정신질환은 나와 내 친지는 물론 모든 사람이 앓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국민의 인식을 높여나가는 것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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